// 오랜만에 내려 마신 핸드드립 커피
집에 원두가루가 생겨서(누군가에게 받은) 오랜만에 핸드드립으로 내려 마셨다.
역시나 나의 실력은 죽지 않았다! ㅎㅎㅎ
향긋한 커피 향이 아침부터 기분을 업 시켜주었다.
그러면서 과거에 바리스타로 일했던 기억이 생각났다.
// 나에게 핸드드립이란
나는 핸드드립 커피를 좋아한다.
나의 전공이 커피이기도 했으며, 머신에서 추출한 커피도 좋아하지만 핸드드립으로 내린 커피를 더 사랑한다.
이유는 여러가지이다.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한 잔 추출하기의 과정은 누구한테는 별 것이 아닐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즐겁고 정성과 사랑이 들어간 과정이다.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내리는 데에 과정 하나하나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준 곳이 전x수 커피하우스었다.
내가 전공으로 커피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에 전문학교로 가서 커피를 배웠고, 형편상 조기 취업을 해야 해서 헤매던 와중에 담당 교수님을 통해 연이 닿아서 면접을 보고 오픈 멤버 직원으로 뽑혀서 오픈 전까지 핸드드립에 대해서 배우는데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한 잔을 추출하는 데에 엄청난 정성이 들어가는데, 그 많은 것들을 배웠었다.
로스팅 후 어느 정도의 숙성 기간을 거쳐야 하는지, 로스팅 정도와 숙성이 얼마나 되었는지에 따라서 분쇄도는 달라야 하며 분쇄도가 적절하면 달달한 캐러멜과 같은 향이 나지만 분쇄도가 적절하지 않으면 스파이시한 향이나 알싸한 향이 난다는 것을 배웠다.
그 외에도 로스팅 정도에 따라서 사용해야 하는 드리퍼도 달랐고, 물 온도, 뜸 들이기 위해 붓는 물의 양, 뜸 들이는 시간, 커피의 산패도에 따라서 물줄기의 양이나 높이를 다르게 해야 한다는 점 등 많이 배웠다. 과학적으로 접근해야 하며 시간과 노력, 정성이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 너무 좋았다.
그리고 내가 정성 들여 내린 커피를 손님이 마시고 맛있다며 좋아하고, 그렇게 나만의 단골이 되고, 단골이 된 손님의 이런저런 얘기를 듣거나 열심히 일을 하거나 책을 읽는 손님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좋았다. (간혹 먹을 거를 사다 주셔서 그것도 좋았다. 먹을 거 주는 사람 = 좋은 사람. ㅋㅋㅋ)
그렇게 나에게 핸드드립은 그런 존재가 되었다.
비록 지금은 바리스타로 일을 하지 않지만 그때의 추억은 잊지 못한다.
아마 나중에 금전적으로 여유가 생긴다면 작은 카페를 차려서 수익을 많이 얻지는 못하더라도 유지할 정도로만 운영하고 개발일을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이번에 종종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내려마셔야겠다는 생각도 했다.